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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암 발생률의 변화(위암 vs 대장암)

약손suh 2016. 5. 6. 16:54

우리나라 암 발생률의 변화(위암 vs 대장암)

 

2016년 남성에서 대장암의 발생률이 위암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립 암센터의 암 등록사업이 시작된 1999년 이전부터 위암은 우리나라 남성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해왔다. 국립 암센터의 국가 암 등록 사업이 시작된 이래 올해에는 우리나라 남성에서 대장암의 환자가 23,406, 위암 환자는 23,355명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어 우리나라에서 암 발생률에서 위암과 대장암의 순위가 바뀌게 될 것으로 예측되는 것이다. 위암 발생의 주 원인으로는 소금 섭취량과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의 감염으로 알려져 왔는데 우리나라의 경제 및 생활 수준이 선진국화 되면서 냉장고의 보급으로 식품의 위생 상태가 좋아지고 식습관이 서구화 되면서 소금 섭취가 줄어들고 찌개를 따로 접시에 덜어 먹는 등의 식습관의 변화로 헬리코 박터 파이로리의 감염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의 감염률은 그 나라의 경제 생활 수준이 높을수록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전세계 아동의 균 감염률은 35퍼센트인데 우리나라와 미국의 아동의 균 감염률은 12 퍼센트라는 보고가 있다. 30-40년 전과 현재의  우리나라의 경제 및 생활 수준을 비교해보면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모든 것이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한 결과로 생각된다.

위암의 경우 전국민을 상대로 국가에서 시행하는 위내시경 검사로 인해 위암의 발견이 조기에 되어 최근에는 위암환자의 60 퍼센트 정도에서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 및 최소 침습 수술로 해결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위암의 발생률이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감소하지는 않겠지만 지금부터 몇십년이 지난 뒤에는 진행성 위암으로 수술을 받는 환자의 수는 획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암 수술을 오랫동안 시행해온 외과의사인 필자로서는 위암과 대장암의 관계 및 예후에  대한 경험이 많이 있다. 외부 병원에서 위암으로 진단받고 수술을 위해 외래에 방문한 환자분에게 대장 내시경 검사을 받기를 권하여 운 좋게 대장암에 대한 아무 증상이 없이 대장암이 발견되어 동시에 위암과 대장암 수술을 시행한 증례가 종종 있었고, 위암 수술을 시행 받은 후 수 년 후 정기 검사를 시행할 때에 대장 내시경을 포함하여 위암과는 별개의 이시성으로 대장 폴립에 동반된 조기 대장암이 진단되어 대장내시경적 절제술로 치료했던 경험이 있다.

실제로 위암과 동시성 또는 이시성으로 발생하는 암 중에 빈도가 제일 높은 것이 대장암이다. 아울러 위암과 대장암의 경우 예후에 차이가 있다. 위암의 경우 타장기에 전이된 진행성 암에서는 예후가 아주 좋지 않지만 대장암의 경우는 간 및 폐로 전이된 경우에도 5년 생존률이 높게는 40%에 달하는 등 예후의 차이가 있다.

위내시경의 경우 1년에 한번 시행 받는 것이 위암의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되는 것이 증명되어 흔히들 시행받고 있지만 대장내시경은 검사 전에 대장을 깨끗이 비우는 과정이 고통스러워서 시행받기를 꺼려하는 분들이 많다. 위암과 대장암의 발생률이 역전되는 현시점에서 대장내시경의 중요성에 대한 전국민 홍보가 필요하겠다.

 

서병조

인제 대학교 해운대 백병원 위암센터/로봇수술센터 소장